라오스 마을잔치의 비밀 (페이크 다큐)
비육지탄
13
751
2017.11.03 04:43
한마을에서 온전히 13일을 보냈다.
첫날 팍세로 와 3일정도 볼라벤 루프의 각종 폭포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닌거를 빼더라도
열흘넘게 온전히 팍세에서만 지냈다.
팍세는 라오스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다.
근데 사실상 대도시라는걸 느끼기는 힘든 그런 도시다.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그토록 갈망했던 '시간을 즐기는 여행'을 실현한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쎄돈강변에 자리잡은 게스트하우스엔 근사하다면 근사하다고 인정 받을만한
해먹도 다섯개나 갖추고있는 몹시 낡은 목재 테라스가 있는데
그곳에서 지내면서, 정말 오랜만에 시간이 온전히 내것이란걸 느낀 그런 날들이었다.
햇빛을 머금은 잔잔한 강물도 그렇지만 가끔씩 슬그머니 나타나 그물을 던지는 어부의 모습은
그야말로 사진이나 그림에서만 보던 그런것 이었다.
사실 시간이란게 온전히 내것이 되어있어도
잠을 자는게 아니라면 필연적으로 무언가를 응시하게 되는데
그러다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쎄돈강 건너편은 로컬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첫날부터 하루종일 들리던 잔치집 가라오케 소리가
가만보니 며칠째 계속 들리는 것이 아닌가.
좀 더 신경쓰고 보니 왠걸 하루종일 들리는 그 가라오케 소리가
심지어 같은집이 아니고 매일 다른집 인거다!
"아니 저 사람들은 집집이 돌아가면서 매일 잔치를 하나?"
분명 특별한 축제 기간도 아니다.
게다가 라오스 사람들은 우리의 강원도 사람들처럼 순수하고,순박하고,
가난하지만 순응하며 살아가는 평화로운 사람들 아닌가.
지금까지 내가 알기로도 그렇고, 듣기로도 그랬다.
아침나절부터 오밤중까지 내 귀에 들리는 각종 코믹 트로트 비슷한 노래를
마이크에다 악을 쓰는 소리는 대체 무엇이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문득 난감해졌다.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사색을 즐기기에 분명 신경쓰이는 큰 소리다.
집집이 순번이 다 돌아가서 다음날은 어느집 차례인지 궁금할때쯤...
아뿔싸!
오늘은 우리 옆집 차례다ㅠ
어느 도시나 라이프 스타일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조용한 다운타운 스타일과 번잡한 어반 스타일.
낮문화와 밤문화.
한 도시에 오래도록 죽때리고 있다보면 이 두가지 라이프를
윈하든 그렇지않든 병행할 기회를 갖게 마련인데
우연찮은 기회에 강건너 마을을 가볼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 로컬 젊은이들만 가는 펍이 있다는 얘기에 호기심이 발동해 출발한 길에서
놀라운걸 목격하게 되었다.
현지 펍은 영어로 된 메뉴가 없고 외국인끼리 나타나면 왠지 가지 말아야할 곳을 간 기분이 들까봐
몇몇 라오스 젊은이도 맥주한잔 하자고 섭외해 놓은 상태였는데
밤 9시쯤 옷 갈아입고 나온다고 잠시 기다리던 그 친구의 앞집 2층 발코니에는
대학생쯤 되어보이는 젊은 여자 셋이서 그 큰 비어라오를 병째들고 마시고 있었고
흡사 클럽 음악 수준의 볼륨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으며 심지어 그 노래를 원키로 따라부르고 있었다.
"이 나라는 민원이라게 없나? "
"아니 아무리 민원 시스템이 없어도 이웃간 메너라는건 있지않나?"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할때쯤 2층에서 내려보더니 나를 발견하곤 뉴페이스란걸 알아채고..
올라와서 한잔 하란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손 흔들며 하는 몸짓이 분명 그거다.
여차저차 도착한 현지펍은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어림잡아도 50개가 넘을듯한 테이블에 빈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꽉 들어찬 젊은이들,
5인조 라이브 밴드의 열창,중간 중간 자리에서 일어나 춤추며 노래를 따라부르는 사람들,
거의 모든 테이블 옆에 박스째 있는 맥주들..
유럽에서도 보기힘든, 폭발하는 '흥'을 보았다.
2차로 간 클럽은 더욱 놀랍다.
클럽앞 주차장엔 오토바이 수백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클럽 안은 발디딜 틈이 없다.
물론 외국인은 우리밖에 없었다.
여행자를 가두는(?) 숙소들은 모조리 11시에 대문을 잠근다.
여행자들이 렌트한 바이크도 그시간 이후부터 도난의 위험이 있다고
겁을주며 강제통금의 구속을 받는다.
그러나 그 시간부터 팍세의 진짜 축제는 시작된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잔치는 어느집에선가 릴레이 되고있다.
P 십여일 느낀 알량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페이크 다큡니다ㅋ
클러버들 주책맞게 몰리는일 없음 좋겠습니다.
첫날 팍세로 와 3일정도 볼라벤 루프의 각종 폭포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닌거를 빼더라도
열흘넘게 온전히 팍세에서만 지냈다.
팍세는 라오스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다.
근데 사실상 대도시라는걸 느끼기는 힘든 그런 도시다.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그토록 갈망했던 '시간을 즐기는 여행'을 실현한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쎄돈강변에 자리잡은 게스트하우스엔 근사하다면 근사하다고 인정 받을만한
해먹도 다섯개나 갖추고있는 몹시 낡은 목재 테라스가 있는데
그곳에서 지내면서, 정말 오랜만에 시간이 온전히 내것이란걸 느낀 그런 날들이었다.
햇빛을 머금은 잔잔한 강물도 그렇지만 가끔씩 슬그머니 나타나 그물을 던지는 어부의 모습은
그야말로 사진이나 그림에서만 보던 그런것 이었다.
사실 시간이란게 온전히 내것이 되어있어도
잠을 자는게 아니라면 필연적으로 무언가를 응시하게 되는데
그러다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쎄돈강 건너편은 로컬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첫날부터 하루종일 들리던 잔치집 가라오케 소리가
가만보니 며칠째 계속 들리는 것이 아닌가.
좀 더 신경쓰고 보니 왠걸 하루종일 들리는 그 가라오케 소리가
심지어 같은집이 아니고 매일 다른집 인거다!
"아니 저 사람들은 집집이 돌아가면서 매일 잔치를 하나?"
분명 특별한 축제 기간도 아니다.
게다가 라오스 사람들은 우리의 강원도 사람들처럼 순수하고,순박하고,
가난하지만 순응하며 살아가는 평화로운 사람들 아닌가.
지금까지 내가 알기로도 그렇고, 듣기로도 그랬다.
아침나절부터 오밤중까지 내 귀에 들리는 각종 코믹 트로트 비슷한 노래를
마이크에다 악을 쓰는 소리는 대체 무엇이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문득 난감해졌다.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사색을 즐기기에 분명 신경쓰이는 큰 소리다.
집집이 순번이 다 돌아가서 다음날은 어느집 차례인지 궁금할때쯤...
아뿔싸!
오늘은 우리 옆집 차례다ㅠ
어느 도시나 라이프 스타일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조용한 다운타운 스타일과 번잡한 어반 스타일.
낮문화와 밤문화.
한 도시에 오래도록 죽때리고 있다보면 이 두가지 라이프를
윈하든 그렇지않든 병행할 기회를 갖게 마련인데
우연찮은 기회에 강건너 마을을 가볼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 로컬 젊은이들만 가는 펍이 있다는 얘기에 호기심이 발동해 출발한 길에서
놀라운걸 목격하게 되었다.
현지 펍은 영어로 된 메뉴가 없고 외국인끼리 나타나면 왠지 가지 말아야할 곳을 간 기분이 들까봐
몇몇 라오스 젊은이도 맥주한잔 하자고 섭외해 놓은 상태였는데
밤 9시쯤 옷 갈아입고 나온다고 잠시 기다리던 그 친구의 앞집 2층 발코니에는
대학생쯤 되어보이는 젊은 여자 셋이서 그 큰 비어라오를 병째들고 마시고 있었고
흡사 클럽 음악 수준의 볼륨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으며 심지어 그 노래를 원키로 따라부르고 있었다.
"이 나라는 민원이라게 없나? "
"아니 아무리 민원 시스템이 없어도 이웃간 메너라는건 있지않나?"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할때쯤 2층에서 내려보더니 나를 발견하곤 뉴페이스란걸 알아채고..
올라와서 한잔 하란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손 흔들며 하는 몸짓이 분명 그거다.
여차저차 도착한 현지펍은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어림잡아도 50개가 넘을듯한 테이블에 빈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꽉 들어찬 젊은이들,
5인조 라이브 밴드의 열창,중간 중간 자리에서 일어나 춤추며 노래를 따라부르는 사람들,
거의 모든 테이블 옆에 박스째 있는 맥주들..
유럽에서도 보기힘든, 폭발하는 '흥'을 보았다.
2차로 간 클럽은 더욱 놀랍다.
클럽앞 주차장엔 오토바이 수백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클럽 안은 발디딜 틈이 없다.
물론 외국인은 우리밖에 없었다.
여행자를 가두는(?) 숙소들은 모조리 11시에 대문을 잠근다.
여행자들이 렌트한 바이크도 그시간 이후부터 도난의 위험이 있다고
겁을주며 강제통금의 구속을 받는다.
그러나 그 시간부터 팍세의 진짜 축제는 시작된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잔치는 어느집에선가 릴레이 되고있다.
P 십여일 느낀 알량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페이크 다큡니다ㅋ
클러버들 주책맞게 몰리는일 없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