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귀에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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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귀에 들어갔어요

달오름 12 1235
어제 오랜만에 옆 동네인 프란부리 해변으로 마실을 갔었습니다
요새 쏭크란 기간이라 방콕사람들은 후아힌으로 휴가를  보내러 오지만
여기 사는 우리는 우리들의 일상을 버리고 또 어디론가 길을 떠나는데요
요번엔 남편 일이 좀 바쁜 이유로 1박2일만 여행을 떠나려 했으나
마침 치앙마이와 방콕에서 무려 20여명의 사촌가족들이 온다는 바람에
같이 저녁을 먹기 위해 가까운 프란부리 해변으로 간 거죠
이건 점심으로 먹은 해물쌀국수

 

20160415_124458.jpg

 

똠얌국물이 아주 맛났어요 둘이서 네그릇을 뚝딱한 후
세븐일레븐에서 생수와 스낵을 사서 해변으로 향했죠

카오 칼록이라는 행락객이 많은 곳만 조금 지나면
이렇게 한적한 해변이 나옵니다

 

20160415_140203.jpg

 

해변과 바다는 자전거 도로와 약간의 방파재(?)로 나뉘어 있 구요
나무가 울창하지는 않아서 그늘을 겨우 찾은 차들과 가족들이
드문드문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거나 낮잠을 자고 있었죠
우리도 그틈에서 그런 풍경이 되어 전 낮잠을 자고 남편은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것의 공격이 시작되기 전까지는요

자다가 전 잠시 몸을 뒤척였습니다
그런데 뭔가 바스락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너무도 가까운 곳에서
그리곤 그곳이 머리속인가?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란 전 뭔가 귓속에 들어갔다든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곤 벌떡 일어나 남편에게 말했죠
"내 귀에 개미가 들어간 거 같아!"

남편도 놀라서 생수를 귀에 넣에 보자고 합니다
저는 두렵지만 귀를 들이밉니다
물을 붇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깨물기 시작합니다
바스락도 소름끼치는데 물기 시작하니 멘붕이 됩니다
전 울음을 터뜨립니다

남편이 말합니다 코와 입을 막고 숨을 내뱉어 보라고
제가 비행기에서 귀가 먹먹하다고 할때 남편이 시키는 겁니다
이성상실지경이지만 그래도 시키는대로 해봅니다
그녀석은 내 귓속을 헤메어 다니면서 또 깨물기를 시작합니다

전 이러다 청력을 잃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울면서 무섭다고 아프다고 남편에게 말합니다
남편도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병원으로 가야겠다고 구글맵을 켭니다
와이파이가 잘 안잡히나 봅니다
그냥 출발합니다
가다가 꼬치구이 파는 아주머니한테 묻습니다
프란부리 병원이 어딘가요
아주머니가 대답해줍니다
오른쪽 왼쪽 쭉 뭐 이런 말을 합니다
그동안 내 오른쪽 귀를 점령한 녀석은
바스락거리기도 하고 심심하면 깨물기도 합니다

초등학교를 지나 조그만 장터가 나옵니다
아저씨께 물어봅니다
프란부리 병원이 어디에요?
아저씨가 대답합니다
왼쪽 어쩌구 저쩌구 30키로
 
30키로라구요?
전 눈물이 계속납니다
그런데 그 녀석이 귀 가장자리에서 움직이는게 느껴집니다
남편에게 말합니다
나오려나봐. 개미 보여?
남편은 안보인다며 곧 병원에 도착할 거라 합니다
그런데 녀석이 잠잠 합니다

남편이 다시 보더니 녀석이 나왔답니다
그녀석을 잡아다가 제게 보여줍니다
눈물이 마구 쏟아집니다

근데 그녀석 생각보다 참 작은 몸통을 가졌습니다
전 분명 망고나무에서나 보던 큼직한 놈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크기의 녀석이었습니다
차를 세우고 남편이 말합니다
물 좀 마셔! 그리고 나도 좀 줘.

잠깐이지만 참 무서웠습니다
남편이 의사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봅니다
사후처치를 어찌해야할지
소프라덱스와 또 하나의 약을 추천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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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통화를 마치고 말합니다
"빅범 송신, 응답하라 빅붑스"
피식 웃음이 납니다
"음 확실히 청력엔 문제가 없군"
남편이 말합니다

고백하자면 남편은 빅범이 맞지만 전 빅붑이 아닙니다 ㅠㅠ

 
 
 
 
 
12 Comments
사용해도좋은별명 2016.04.16 13:34  
귀속에 벌레가 들어가면 깜깜한 곳에서 후레쉬를 비추면 된다고 하던데 말이죠...
달오름 2016.04.28 21:57  
네 그런데 대낮에 아주 밝았고 경황이 없었어요 ;)
냥냥 2016.04.16 13:45  
ㅜㅜ  무서워요.  나와서 다행 입니다.
달오름 2016.04.28 21:58  
네 고맙습니다.
레바 2016.04.16 18:44  
되게 무서우셨겠네요 ㅠㅠㅠ 그래도 무사히 해결되서 다행이에요 !
달오름 2016.04.28 21:58  
네 이젠 추억이죵 ㅋㅋ
가브러 2016.04.17 23:50  
내귀가 이상해졌어요!!  글읽다보니!!!  귀막고 자야겠어요 나왔으니 다행이지 흠!  어려서 꼬끼리가 제일 무서워하던  쥐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달오름 2016.04.28 21:59  
크 그 때의 그 감각 잊을 수 없습니다.
thaimiho 2016.04.19 03:47  
이럴때 응급시,, 귀입구에 과자, 단과일 쪼가리 하나 두면 금방 나왔응텐데..태국 개미처럼 부지런한 거 없고,개미없는 집은 진짜 진짜 깨끗한집.
달오름 2016.04.28 21:59  
돗자리 깔 때 개미 없는 곳으로 골랐는데 어디선가 찾아왔나봐요
준뽕 2016.04.20 02:02  
헐 무서워요...조심해야겠네요!!
달오름 2016.04.28 22:00  
네 조심하세요 다신 겪고싶지 않은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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