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손님과 안이쁜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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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손님과 안이쁜 손님

cafelao 26 1817

이쁜손님과 안이쁜손님

 

영업을 하는 모든 업주들은

자기 업소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에게 가장 먼저 드는 마음은 ‘감사함’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다음 언행에 따라 이쁜손님과 안이쁜 손님으로 나뉘는것 같습니다.

며칠전 같은날 한번은 즐거웠고

한번은 불쾌한 손님에 대해 잠시 말하고 싶어요.

 

이쁜손님

 

제가게 안쪽으로 학교가 하나 생겼어요.

학교의 특성상 90%가 넘게 온통 남학생이 주를 이루지요.

아침에 7시쯤 로스팅을 하는데

등교하는 학생들이 커피를 사가기도 한답니다.

 

며칠전

한학생이 들어와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학생: 여기서 공부 좀 하다가도 되요?

나: 아, 네...괜찬아요.

다만 아줌마가 콩볶아서 좀 시끄러울거에요.

그학생은 그렇게 한시간 정도 공부하다가 등교시간 맞춰서 학교를 갔어요.

 

다음날,

역시 콩볶고 있는데

어제의 그학생이 왔어요.

 

학생: 뭐하나 여쭤봐도 되요?

나: 네...뭐요?

학생: 아메리카노가 3000원이잔아요.

반만 1500원 어치만 주실수 있나요?

나: 좀 당황스럽기도 해서...

어...그건 좀....

에스프레소 한잔을 추출하면 남겨놨다가 쓸수가 없어요.

에고...미안해요.

학생: 아...괜찮아요.

매일 아침에 여기와서 잠깐 공부하고 가고 싶은데

커피한잔 3000원이 부담스러워서요.

 

난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이 학생이 그냥 귀엽기만 했어요.

충분히 그학생 입장에서는 있을수 있는 생각이고

조심스레 물어보는 언행이 참 귀여웠거든요.

 

그다음날도 그학생은 아침에 왔고

하던대로 아메한잔을 주문하고 얌전히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다가

등교시간이 돼서 가방을 챙겨 나가면서...

 

학생: 저 내일은 수업이 없어서 학교 안와요.

월요일날 올게요.

하고 나가네요.

ㅎㅎㅎㅎ

뉘집 아들인지 진짜 귀여웠어요.

 

 

안 이쁜 손님

점심시간 피크타임을 살짝 지나서

좀 연세가 지긋하신 남자분 두분이서 들어오셨어요.

손님이 주문하신 커피를 드리고

좀 지나서

갑자기 한손님이 주방에 있는 오픈된 쓰레기통에 침을 뱉는거 같았어요.

다른 손님 메뉴를 만들고 나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쓰레기통을 보니

진짜 침을 뱉어 놓았더군요.

정말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이런 상황이면 전 손님에게 말을 하는 편이에요.

 

나: 손님 지금 여기 가래침 뱉으신거에요?

손님: 가래침 아니고 그냥 침인데...

나: 침이든 가래침이든 다음에는 이러지 마세요.

휴지에 뱉으셔서 버리셔야죠.

손님: 휴지가 안보여서...

나: 휴지 여기 앞에 비치되 있구요

안보이면 달라고 하셔야죠.

동행한 손님: 몰라서 그런거니까 이해하세요.

 

제가 까칠해서인지 모르겠는데

이런 손님은 정말 싫어요.

 

 

26 Comments
필리핀 2016.03.29 11:30  
저의 경험... 금연구역인 공원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나이 든 남자 둘이 오더니 담배를 피워물더군요...

제가 "여기는 금연입니다!" 라고 약간 경직된 목소리로 말했더니

"몰랐어요."하면서 제 참견이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더군요...

나이 처먹을 만큼 처먹은 인간들이 공공장소에서 침 함부로 뱉으면 안 되고

공원에서 담배 피우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니... 외국에서 살다오셨나?

아니, 외국은 공중도덕이 훨씬 엄격한 나라가 더 많은데???

지 꼴리는대로 살고 싶은 중년들이 이 나라를 더럽히고 있어요... ㅠㅠ
cafelao 2016.03.29 14:40  
그러게요.
제가 5년째 영업을 하면서 느낀것은 울나라 아저씨 손님들이 말을 참 안듣구나...하는거에요.
어떤 아저씨 손님은 맥주 하나만 사다 먹으면 안되냐고 고집부리는 분도 있으시고...

선진국은 소득이 높아서가 아니고 공중도덕과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아닌가 싶어요.
내가 이렇게 했을때 다른사람한테 피해주는게 아닐까 ...잠시만 생각해보고 행동하면 좋은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봐요.
하이파이 2016.03.30 23:14  
나이가 벼슬은 아닌데, uneducated
역류 2016.03.29 11:32  
공감하며 잘읽었습니다.^^
아 참, 손님입장에서도 이쁜주인과 안이쁜주인이 있습니다.
cafelao님은 모든 손님에게 더욱이쁜주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 이뻐 보이는 학생에게 그 시간만큼은 커피주문과 관계없이 1시간 공부할 수 있게 하는 배려를,
그 이뻐 보이지 않은 아저씨에겐 웃으며 차근히 타이르는 아량을^^
cafelao 2016.03.29 14:45  
ㅎㅎㅎㅎ
안이쁜 손님한테 저는 안이쁜 주인이에요.
역류님은 어떤 업을 하셔도 성공하실거 같아요.
나이를 먹으면 사람이 더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저도 그렇지를 못하고 이렇게  까칠하네요.
아마도 역류님 말씀대로 영업했다면
저희집 앞에 손님이 줄섰을거 같아요.
아침에 출근할때 거울을 보면서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참자...하면서 다짐을 하건만
막상 어떤 상황이 되면 아침에 다짐한 마음은 온데 간데 없고
이렇게 까칠을 떨어요.
저희 친정 엄마 말씀이 천성고치는약은 없다고 맨날 그러시는데
정말 제 까칠한 천성은 안고쳐지네요...^^
SOMA 2016.03.29 11:45  
말 한마디 , 행동거지 하나에 따라 호감으로 비호감으로 바뀔수 있더라고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로 불쾌감을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은 지양해야죠.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도만 입버릇을 들여도 스스로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더군요 .
cafelao 2016.03.29 14:47  
글게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을까...조금만 ,한번만
생각해 보면 좋겠는데
그게 어려운건가봐요.
참새하루 2016.03.29 11:56  
카페라오님의 카페에는
늘 따뜻한 사랑의 향기가 뿜어져 나올것 같네요

맛좋은 향기있는 수필 한잔 마시고 갑니다
cafelao 2016.03.29 14:49  
하루님...오랜만이에요.

늘 과한 칭찬해주셔서 부끄럽네요.
여름에 한국오시면...꼭 들려주세요.
저도 하루님이 엄청 궁금하답니다.
zipper 2016.03.29 12:49  
영화도 조조타임이 있듯이
등교시 학생들을 위한 전용 메뉴 (조조 학생 특별 커피) 1,500원
그냥 내려서 커피포트에 넣어 놓고, 주문하면 커피 컵만 줘서
원하는 만큼 따라 마시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어린 학생들이라, 원두니 머니 맛도 잘 모를 거고
그저 달달한 커피면 돼는데......
물론 장소가 넓어야 하는 조건이 붙어야겠지만요.

사실 몇년 전만 해도 종이필터 안에 커피가루 붙고 내려먹는 커피가 고급커피였죠.
이열리 2016.03.29 13:09  
칼리타 때문에 고급? 커피가 뭔지 구분이 안가는 세상이되었는데... 봄날님네는 볶는다시네요..볶는다면 말 다한거에요 ㅜㅜ.. 그날 사용분만 딱 계산 해서 볶는거라 이런건 학교가 도움이 안되져 은행이나.. 관공서면 모를까..
저희집은 교회에서 예배보고 자기네 모임한다구
10분안에 5테이블 가능하냐고 물어온적 있는데...
저는 깠어요..
그교회는 기도 드리면 하느님이 10분안에 계시주시냐면서..
계시주면 저도 그교회좀 나가겠다고..
cafelao 2016.03.29 15:00  
앗..이열리님!!!
저 카페라오에요...^^
손님이 생각하는것과 업주가 생각하는것과는 참 많이 달라요 그죠...
cafelao 2016.03.29 14:54  
조언 감사해요...^^

그런 방법도 있었군요.
참고 하겠습니다.

근데
커피는 손님이 맛을 알든 모르든 좋은 커피를 드리고 싶어요.
제입에 맛없는 커피는 안팔고 싶어서요.
풍부한 크레마가 있고 부드러운 향기가 있는 커피한모금을 마시면서
행복해 하는 손님의 표정을 볼때 저도 행복하거든요.
커피얘기는 석달열흘을 얘기해도 모자랄거 같아요...^^
이뿐여우 2016.03.29 14:11  
이쁜학생 ^^ 귀여워요!!

부모님께 용돈 받고
매일이라면
아메 삼천원이 부담되겠어요...

이쁜 학생에게 이쁜서비스 ^_~
cafelao 2016.03.29 14:57  
ㅋㅋㅋ 진짜 귀여운 학생이에요.
매일 커피값에 점심값 엄마한테 타서쓰니까  진짜 부담 되겠다고 했더니
그래서 알바해서 용돈 자기가 해결한다네요.
무슨 알바하냐고 물어보니 식당에서 홀서빙도 하고 주방에서도 일하고 그런다네요.
참 잘자란 학생이지요.
남의 아들이라도 엄청 이뻐요.
오늘아침에는 제가 만든 맛없지만 건강한 빵 한조각 주면서
맛이 없어서 학생한테 못주고 아줌마만 먹었다고 하니까
먹어보더니 진짜 아무맛이 없다고 그러네요.ㅎㅎㅎㅎ
푸켓알라뷰 2016.03.29 14:22  
전 어제 부부가 오셔셔는 5분 앉아있다가 남자분이 화장실 어디냐고 물으셨어요
화장실 갔다오던차에 전화벨이 울리더니
"알았어 글루 갈께" 하곤 와이프분 한테 나와!
하곤 나가버리시더라구요~
이럴땐 정말 화가...우리나라 사람들 참 말하기 싫어하는거 같아요
미안하다 다음에 오겠다고 하면 될것을...

참고로 전 공부 손님오시면 양해 구해서 큰데 가시라고 해요
좌석이 8석밖에안되서 영업에 지장이 있는지라..
cafelao 2016.03.29 15:15  
그런분들은 정말 그러려니 해요.
점심시간 진짜 자리 없어서 손님들 계속 보내는데도
앉아서 주문도 안하고 할얘기 다 하고 일보고 그냥 나가는 손님도 있고...

제가게도 6평에 장비가 2/3를 차지 하고 있어서 자리가 없답니다.
저 역시도 오랫동안 공부할 학생들은 미리 양해를 구한답니다.
jindalrea 2016.03.29 15:48  
전 이해가 안되는게 셋이 와서 두개 시키고, 안시키고 얘기하다 가고.. 컵 더 달래서 나눠 먹고.. 잘 이해가 안됩니다. 식당도 그렇고..

음.. 가격과 양을 적당히 하고, 손님은 1인 1식 하고 그럼 좋겠는데 왜 이렇게 된걸까요??
cafelao 2016.03.29 17:17  
세명 와서 2개 주문하는건 양호해요.
저도 처음에는 1인 1주문이라고 말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넘어가요.
인원수 대비 절반만 주문하는 분들은 진짜 안된다고 말씀드리구요.
앙큼오시 2016.03.29 18:50  
할인팁이랍시고 에스프레소(또는 아메리카노) 샷추가해서 뜨거운물 달라하고 합치면
두개된다고  팁주던글을 본적이 있었더랫죠....쩝쩝
cafelao 2016.03.30 09:35  
그런손님도 있었지요.
처음에는 뭐지 ...하곤 했었는데
한5년 되니 이젠
그런손님은 그냥 웃지요...^^
제물포정 2016.03.29 22:05  
커피숍  카페에  가본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 합니다
언제 안사람과  향좋은 커피 한잔의  사치를 부려보고싶네요
물론 품격있는 손님으로요^^
글고 라오스나  네팔커피면 더욱 좋겠네요
cafelao 2016.03.30 09:39  
최고의 커피는 아니지만
정성으로 내려 드려야지요 ^^

작년 11월 커피 수확때 라오스를 못갔어요.
그래서 지금은 라오생두가 없답니다.
다음달 4월 말 라오스가서 생두랑 가져 올거에요.
4월 30날 라오가서 5월 6일 들어와요.
5월 8일 이후 오시면 라오스커피는 드릴수 있어요.

네팔커피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아서 드릴수가 없구요.
볼짱이 2016.03.30 19:03  
아 저도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데
가끔 너무 힘든분들 오면..ㅠㅠ
여기는 1인 1메뉴 안써놨더니 8명에서 와서 2잔 시키고 그러네요
사람은 많지만 매출은..ㅋㅋ
Dcinema 2016.03.31 04:59  
그래도 친정 아버지뻘 되시는 분한테 몰라서 그런걸 가지고 너무하네요.
손님 주인을 떠나서 어르신한테 애 꾸짖듯이 너무 한거 아닙니까
성깔있는 젊은 손님한테도 그랬을까 궁금하네요.
옆에서 손님으로 있었으면 안이쁜 주인한테 한마디 했겠네요.

서비스업에서 맘에 안들면 손님한테도 막한다는게 머 그리 자랑이라고..
가브러 2016.03.31 20:49  
글긴해요...어르신들이 잘못을 하였지만,,,,주인입장보다는 개인적인입장같아요,,

서비스업의 하나가 봉사인데,,,물건을 사고 파는것만 장사가 아닌것 같아요,,,,

그 어르신입장에서는 참 민망하셧겟네요,,,,, 장사는 주인입장에서 하는게 아니고

손님입장에서 하는 사업같아요,,, 주제 넘엇다면 죄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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