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은 그저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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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그저 '팔자'...

깨몽™ 12 428
옛 어르신들께서 흔히 '걱정도 팔자'라고 하셨지만,...
참으로 걱정은 '팔자'가 맞습니다.

어떤 사람은 별 계획도 없으면서도 별로 걱정을 내비치지도 않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아주 까탈스럽게 계획을 짜면서도 여전히 걱정이 태산인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모르는 곳에 떨어진다는 사실은 여러가지로 걱정할 거리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그것이 여행이건, 삶이건...)
그리고 무슨 일에서나 어느 정도 준비와 조금 알고 겪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걱정이 일을 해결해 주지도 않음에도-또 누구나 그걸 알고 있음에도- 작은 것까지 계획을 짜 두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체 뭘 하자는 걸까 싶도록 큰 틀만 짜 놓고는 천하태평인 사람도 있습니다.
(좀 미안한 얘기지만, 그렇게 큰 틀만 짜 놓고 나머지는 비워두는 것이 제대로 된 여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모든 것이 다 짜여있으면 기껏해야 '관광'이겠지요... 물론 저라고 그렇게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어차피 모르는 곳에 가는 것, 약간은 모험(탐험)을 하는 것이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머리로는)다 알고 있는 것, 계획대로만 되는 것-물론 애시당초 그렇게 되지도 않겠고 그렇게 될 수도 없겠지만...-이 무슨 여행일까 싶습니다.
우리가 '삶은 여행'이라고 할 때도 그것이 앞날을 알 수 없기에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여행 준비를 하다가 그냥 한번 긁적여 봤습니다.^^


* 덧붙임.

댓글들을 읽다 보니, '걱정은 팔자'라는 걸 좀 안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나 봅니다.
흔히 쓰는 '걱정도 팔자'라는 말에서 선입견을 빼고 보면 결코 그런 뜻은 아닙니다.
'걱정은 그저 팔자' 즉 다시 말해서, 걱정이란 것이 외부 상황이나 그런 것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성격(천성이란 표현이 좀 더 알맞겠습니다만...)이고 그런 걸 '그 사람 팔자'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걱정할 팔자인 사람은 그저 걱정할 것이고, 걱정 안할 사람은 걱정 안 할 것이며 그런 것은 결코 실제 있을 외부상황하고는 상관없다 그런 뜻이 되겠습니다.
그러니 걱정을 걱정하지 말고(걱정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내버려두고) 그저 재밌게 여행이나 즐기자 그런 뜻인 겁니다.

아울러, 걱정이 나쁜 것 만도 아니지요. 우리가 긴장을 하면 심장이 빨리 뛰고 근육이 긴장하는 것은 혹시 생길지도 모를 일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걱정이 바로 그런 것이지요.
다만, 아무 정보가 없어 생기는 걱정은 어느 정도 정보를 얻고 자신감을 얻음으로써 없앨 수 있는 것인데, 그 이상의 걱정에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댓글에도 잠깐 썼지만, 주제 넘게 따라 하는 걸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랭이 찢어진다'고 하지만, 실상 뱁새는 뱁새에게 맞는 걸음걸이가 있고 황새는 황새에게 맞는 걸음걸이가 있습니다.(황새 걸음걸이는 옳거나 멋지거나 훌륭하고, 뱁새 걸음걸이는 나쁘거나 쫌스럽거나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뱁새가 황새 걸음걸이를 따라 가려면 가랭이가 찢어지지만 거꾸로 황새가 뱁새 걸음걸이를 흉내내면 굶어 죽습니다.

여튼, 애써 힘들게 걱정하지 말고(어차피 일어날 일은 걱정 안 해도 일어날 것이며, 안 일어날 일은 걱정해서 안 일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걱정을 걱정하지 맙시다! ^^
12 Comments
이싸라 2015.03.05 16:30  
모든 것을 손에 쥘 수 없습니다.
남이 어떤 여행을 하던
님은 님이 생각하는 여행을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진정한 여행이 되어가는 것이죠!
깨몽™ 2015.03.05 18:03  
예~ 고맙습니다.
윈디걸 2015.03.05 16:52  
저도 처음엔  매일의 계획을 세워두었는데요
계속 다니다보니 안하게되더라구요
안하게 된 계기가 계획대로 되지않아서..이구요.
한달넘는 여행을 할땐 갈 장소를 정해놓고 전 숙소를 다 예약하고 움직여요 ㅎㅎ 장거리 여행하는분들은 절 이해못할수도 있겠지만 전 절반일 이상의 숙소를 예약하고 불분명한 날들은 예약을 안하고 간답니다 ㅎㅎ

계획을 세우던 안세운던 여행은 언제나 가슴떨리는 불확실의 연속임엔 틀림없는것 같아요
깨몽™ 2015.03.05 18:06  
그렇지요.
어차피 계획대로 안 되다는 걸 깨닫고 나면 굳이 그렇게 고생해 가며 계획 세울 필요도 없다는 걸 알게 되지요.
확실하면 확실한 대로, 불확실하면 불확실 한 대로...^^
고구마 2015.03.05 17:12  
이게 타고난 천성에 따라서도 많이 좌지우지되는거 같아요. 물론 여기에 더해서 그동안의 인생성적표에 의해서도 영향을 크게 받고요.
본디 타고 태어나길 걱정없이 배포큰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갠적으로 정말정말 부러운 성격입니다.)
이것저것 잡생각만 많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시도를 힘들어하는 저같은 성격도 있는데
말이야요. ㅠㅠ
깨몽™ 2015.03.05 18:10  
그렇지요. '천성'... 그래서 '걱정은 팔자'...^^
사람이 어둠을 무서워 하는 것은 어둠 자체가 무섭다기 보다는 어둠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지요.
황새는 황새 걸음을 걸으면 되는 것이고, 뱁새는 뱁새 걸음을 걸으면 되는 것이고...
(흔히 뱁새는 안 좋은 것이고 황새는 좋은 것인 양 얘기하지만, 그저 저에 맞는 게 가장 좋은 것이지요.)
여튼, 그래도 잘 다니고 계시잖아요?^^(남들은 무척 부러워 할 텐데 말입니다.^^)
역류 2015.03.05 17:27  
별 걱정을 다 하시는군요^^
저마다의 생각과 사정으로 이렇게도 가고 저렇게도 가는 것이 여행인데,  제대로다 아니다 라고 판단하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깨몽™ 2015.03.05 18:11  
제가 뭘 걱정했더라... ^^
salts 2015.03.05 21:50  
걱정은 '팔자'  딱 제이야기네요
세월에 무뎌져 둥근차돌이 된줄알았는데
이번 3박5일 팟타야 여행으로
진짜 무수히 태사랑 드나들며
현지여행사 고르는데만 한달정도 걸렸나봐요
그다음부터 일사천리 숙소와항공
투어 두개 정하고 그만 맥이풀려 설렁설렁였습니다
위에 고구마님 말씀처럼 베포크신분들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자신감에 충만하신분들도요..
깨몽님 올려주신글보고 다시 제 자신을 돌아보게합니다
좋은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깨몽™ 2015.03.05 22:36  
하하... 준비가 곧 걱정은 아니지요. 그리고 또 조심스러운 것이 또 걱정도 아니고요...
해야 할 걱정과 안 해도 될 걱정이 있을텐데, 해야 할 걱정을 안 하는 것과 안 해도 될 걱정을 하는 그런 게 더 문제겠지요.
긍정적인 사람도, 부정적인 사람도 이 세상에는 다 필요한 거라고 봅니다.
여튼, 걱정을 걱정하지 말고 자기 식대로 즐거운 여행을 즐겨 봅시다! ^^
빅토스 2015.03.05 22:55  
잘모르는 여행지 여행은 자료를 많이 찾아 보는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만족도가 높을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숙소도 교통이 좋고 쾌적한 곳을 고르시고 여행기보면서 나랑 맞지 않을것 같으면 패스 하는 것이 시간 절약되겠죠? 예를 들면 왓포와 왓아룬을 생략하고 왕궁과 위만맥만 간다 이런거요.
만약에 런던에 3박으로 여행한다고 했을때,
정보가 없으면 값진걸 놓치기 일 수 입니다.  워털루 브리지에서 영화 애수의 장면을 떠올려보고 소호에서 뮤지컬도 한편보고 다소 컨츄리한 윔블던 경기장 주변도 둘러보고 펍에서 아이리쉬 맥주도 마셔보고 헤로즈백화점 층층마다 다 뒤져보고 공원잔듸에도 누워보고 b&b에서 식사하며 여행자들과 수다도 떨어보고 내셔널갤러리에서 인상파화가 그림에도 취해보고요. 아침에 산책하며 공동묘지도 둘러보구요. 뭐 재가 하는 여행스타일이긴합니다만... 이 비슷한 목록이 필요할 듯해서요.
깨몽™ 2015.03.05 23:43  
제가 뭐라 했나요....? (딴청~ ㅎㅎㅎ 농담이고요...)
맞습니다. 그게 대개 우리가 여행을 준비하는 모습이지요.
그래서 제 글 속에도 '큰 틀'이나 '두려움을 없애줄 정보'라고 쓴 거고요...
근데 그 속에 좀 재밌는 게 있습니다.
너무 실패를 두려워 한다는 것이지요. 내 즐거움을 위해서는 좀 큰 돈도 쓸 생각이 있지만, 생각지 못한 일을 겪으면서 가지게 될 기회에 대해서는 무척 두려워 한다는 것입니다.(근데 또, 가끔은 하지 말라는 짓을 해서 꼭 탈을 불러오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무모한 모험과 앞날을 예상하지 못하는 탐험을 구분하지 못하는 거지요...)
이런 여행은 옳지 않다거나 틀렸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크게 뭉뚱그려 봤을 때 그렇다는 뜻입니다.

기본 계획을 짜고 정보를 얻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건 결코 아니고요...(저 역시 지금도 계획을 짜고 정보를 얻고 있는 중입니다.^^)
너무 큰 걱정에 매달리지 말자는 뜻입니다.
아무 것도 몰라서 생기는 걱정은 정보를 얻으면서 좀 누그러 들테고 또 그래야 하는 게 백번천번 맞지만, 그 밖에 잔 걱정이란 건 어차피 내 준비 상태하고는 없는 거지요.(사람에 따라 그렇다는 것입니다.)

가끔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 남들과는 조금 다른 시선도 즐겨보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뜻도 있는 것입니다.(물론 욧점은 걱정을 걱정하지 말자는 뜻지이만요...^^)

태사랑 지도에 얽힌 글 말미에 이런 말이 있네요.(참 값지고 멋진 말입니다.)
{인터넷에 수없이 많이 떠있는 정보들,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은 여행지의 이야기들,
그리고 가이드북...
이러한 것들이 내 여행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길, 남들과 똑같은 풍경, 남들과 똑같은 사진이라면 힘들게 뭐하러... 그냥 집에서 TV 틀면 편안히 누워서 좋은 것만 다 볼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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