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대한 개인적 생각(태국 물가를 생각하면서)
한국사람으로서 태어나서 아주 오랫동안,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다보니, 외국의 물가를 늘 한국 중심으로 생각하고, 금전감각역시 한국의 원을 중심으로 생각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해 볼 때, 이는 다소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의 금전감각은 그 사람이 처해진 사회적 배경과 개인적 배경에 의해서 좌우됩니다.
가끔 인도 등에서 우리돈 천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싸움이 일어나 사람이 죽고 뭐 이런 이런 뉴스를 접하면, 도대체 천원이 뭐길래, 저런 결과를 낳는가 안타까울때가 많습니다.
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명 관광지에서 외국인 여성이 강도상해를 입고, 때로는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있는데, 그 목적이 겨우 돈 몇백바트였다는 뉴스를 접합니다. 아니, 돈 몇백바트에 사람의 목숨을 하고 생각하면 안타까움을 넘어 한심해 보이고, 그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 국가에 대한 경멸의 감정이 샘솟기도 합니다. 하지만 금전감각 경제감각이란, 사회적 배경과 개인적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반드시 우리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또한 합니다.
저의 유년소년청년기의 한국은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의 우리나라와 지금의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아직 철들기 전, 저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큰누나가 시집을 갔는데, 매형되는 분의 월급이 한달이 90만원을 받는다는 말을 어른들끼리 하는 말에, 와~ 엄청난 돈을 받는다라고 생각을 했고, 제가 커서 어른이 된 후, 취직해서 90만원이라는 거금을 받으면 어떻게 쓸까를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그것이 8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분당, 일산등이 개발되었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게, 분당과 일산의 초기 아파트의 분양가는 30평기준 6천만원 정도였습니다. 평당 20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지요. 그런데, 그때, 그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 샐러리맨이 6년을 벌어야 겨우 집을 장만한다 뭐 이런 비난의 소리가 엄청났습니다. (제가 어렸습니다만, 그때부터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는지 아직도 기억합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일본인 선생님과1대1의 일본어 사사를 받을 때, 그 선생님과 토론에서 부동산 토론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동경에서는 샐러리맨이 집을 사려면, 30년이 걸린다. 그런데 한국은 겨우 6년 정도이니, 절대 금액은 적더라고 상대적으로 한국 샐러리맨이 더 여유롭다 뭐 이런 결론이었습니다. 그때가 90년대 초반.
그때부터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 분당의 아파트는 평당 2천만원을 기본 넘고, 샐러리맨은 30년을 모아야 서울에 집을 살 정도의 그때 당시의 일본의 모습을 현재 한국이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소득도 많이 늘어났고, 지금은 90만원 봉금 받는다면 비정규직이나 알바로 생각하게 됩니다. 대기업은 초봉이 3-4천만원대고, 부장급되면 1억을 육박합니다. 중소기업도 2-3천만원의 초봉과, 부장급되면4-5천만원이상의 급료를 받습니다. 이게 대한민국인 것입니다.
그럼 다시 태국의 물가를 논하고자 합니다.
태국은 저렴한 곳부터 비싼 곳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초이스가 있습니다. 어떤 여행스타일이냐에 따라서, 저렴할 수도, 비쌀수도 있지요.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물가나 금전감각은 그 나라의 사회적 배경과 개인적 배경에 의해서 달라지는 것이니, 우리는 태국의 물가가 정말 적절한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태국의 사회적 배경, 경제적 이해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태국은 2천년대 들어와서 고도성장을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자원은 풍부하지 않지만 넓은 국토와 풍부한 국토생산력에 있어, 저렴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고, 이는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서, 일본은 선두로 많은 나라의 투자를 이끌어, 지금은 신흥국 중에서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는 나라입니다.
국민소득도 가파르게 올라, 불과10여년 전만해도 2천불에 머물던 국민소득이 이제는 6천불이되었고, 방콕 등의 도심부는 최소 1만불 이상의 소득으로 급성장 하였습니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6천불을 넘은 것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이고, 1만불을 넘긴 것은 노태우 대통령 시대입니다. 비교해보면, 우리기준으로 약 20년 정도의 격차를 갖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실상을 더 파보면, 한국은 외국자본(차관)을 빌려, 국내 기업이 발전한 것이고, 태국은 외국의 기업이 직접투자를 통해, 발전한 것이니, 사실은 그 내부는 태국이 훨씬 허약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태국에서 토지무상제공, 법인세 감면등의 과감한 조치를 통해, 외국 자본을 유치, 성장을 했습니다만, 기본 외국자본, 외국인에 손에 의한 경제 발전으로, 국민들에게 떨어지는 부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비교했을 때 매우 빈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현재, 방콕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도시를 가면, 20년 전의 한국과는 사뭇 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태국의 자체의 자본도, 극 소수에 집중되어 있어, 국민에게 그 부가 골고루 나눠지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 역시 부의 불균형이 심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태국의 부의 불균등의 한국의 그것을 능가하고 있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의 물가는 날로 오르고 있고, 어느 부분에서 한국과 별차이가 없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태국국민소득이6천불, 한국이 2만7천불... 태국이 우리소득의 약20~25%내외가 됩니다.
그런데 물가는 어떨까요? 호텔, 집값 등의 부동산가격을 제외하고, 일상적인 물가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아래의 가격비교는 여행자가 방콕에서 만나는 가격으로, 제 기억에 의존하여 작성한 것임으로,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1) 국수 한그릇. (포장마차)
태국(방콕기준) 40바트(34원)= 1,360원
한국(서울기준) 3,000원 *(약 45%) **(약 181%)
2) 스타벅스 커피(아메리카노 톨)
태국 = 90바트 3,060원
한국 = 3,900원 *(약78%)**(약313%)
3) 전철(BTS) 요금
태국 15바트 510원
한국 1,050원 *(약50%)**(약195%)
4) 맥주 한캔 (싱하:편의점)
태국 30바트 1,020원 *(약73%)**(약291%)
한국 1,400원
5) Lay(포테토칩) 1개(작은 봉지)
태국 30바트 1,020원
한국 1,500원 *(약70%) **(약272%)
6) 샤브샤브 2인분 (MK를 먹었을때와, 한국샤브집)
태국 700바트 23,800원
한국 32,000원 (인당 16,000~) *(약74%)**(약298%)
7) 맥주 한병 (식당에서 큰걸로)
태국 100바트 3,000원
한국 4,000원 *(약75%) **(약300%)
8) 택시 기본요금
태국 34바트 1,156원
한국 3,000원 *(약39%) **(약154%)
*는 태국과 한국의 비용을 절대평가하여, 한국대비 태국의 물가...
**는 태국과 한국의 금전감각(국민소득)을 감안한 상대적 평가시 한국대비 태국의 물가
(예 국수 한그릇은 태국이 40바트인 경우, 1,360원, 한국 포장마차가 3,000원임으로, 태국의 물가는 한국의 *45%. 하지만, 태국국민소득이 한국의 25%임을 감안했을 때, 태국의 물가는 한국의 약 **313% 즉, 3배 더 비싼 것이 됨)
태국의 국민소득이 우리나라 국민소득의 20%~25%인 점을 감안하면, 위의 물가 비교를 해보시면 알겠지만, 태국의 물가는 한국의 물가와 비교하면 절대평가는 저렴합니다만, 상대평가를 하게되면 결코 저렴하지 않습니다. 태국의 물가를 과연 태국 국민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을때, 제가 태국국민이라면 매우 절망 스러울 것입니다.
물론, 위의 물가는 여행자 물가일 것입니다. 태국의 일반적 물가는 더 저렴할 것이고,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반듯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일반적 태국인들이 느끼는 물가는 한국인 여행자인 우리가 느끼는 부분과 엄청 다를 것으로 여겨집니다.
제가 대학 입학할때가 딱 국민소득이 1만불이 넘었을때인데요, 그때의 우리나라 버스, 지하철의 요금은 대략 350원정도였고, 학교식당에서 국수 천원, 백반 1500원 하던 시대였습니다. 학교앞 식당에서는 대략 밥 한끼에 2500원정도였고, 시내에서는 점심한끼가 대략 3천원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인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태국은 저렴합니다.(하지만 위에 보듯이 대략 우리나라 물가의 60~70%는 합니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태국에서 지내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또한 한국에서 즐기지 못하는 것을 즐길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태국인의 입장이라면, 어떨까요? 결코 쉽지 않는 물가입니다.
우리가 태국에서 돈을 펑펑쓰는 것은 사실, 우리에게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우리와 다른 경제체계와 금전감각을 가진 외국이라서 가능합니다.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태국인이고, 외국인들이 와서 좋은 식당, 좋은 호텔, 좋은 경관을 다 점령하고, 돈을 펑펑쓰면서 즐기는 모습을 본다면, 그를 바라보는 나는 무슨 생각이 들까?
서울에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와서, 명동을 점령하고, 면세점을 점령하고 그리고 좋은 호텔과 백화점과 모든 관광지를 점령해서 돈을 펑펑쓰고 있지만, 아무도 중국인들에 대해서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지는 않습니다. 매스컴들에서는 오히려 반기면서 한편으로 비웃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 관광산업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저는 그냥 귀찮아서 중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명동과 그 주변의 백화점은 무조건 피합니다.
태국인들의 심성이 전반적으로 우리보다 착하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우리 부모님세대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 역시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심경은 착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나라를 돌아 다녀봤고, 외국에서 산적도 있지만, 사실 제가 심적으로 가장 편안함과 그리고 친절함을 느꼈고 만족도가 높았던 나라는 태국이었습니다. 물론 물가가 싸다라는 것, 호텔이 저렴하다는 것도 큰 메리트입니다만, 역시 사람이 주는 편안함이 가장 큰 것입니다. 물론, 개중에는 사기꾼도 있고, 불쾌한 경험도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태국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저렴한 물가뿐 아니라 사람때문입니다. 이는 벳남과 필핀과 비교했을 때 태국의 장점으로 더욱 부각됩니다.
태국에 가기 앞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20년 전의 한국도 한국이고, 20년 전의 저도 저입니다.
하지만 경제력은20년전과 지금의 한국은 엄청난 차이가 있고,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상전벽해와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돈이 좀 있다고 제가 더 대우를 받고, 돈이 좀 없다고 제가 나쁜 대접을 받는다면, 저는 슬플 것 같습니다. 20년전의 저라고 무시하고 지금의 저라고 대우하고 그러면 저는 절대 기쁘지 않을 것입니다.
태국은 외견은 우리의 20년 전의 발전단계이지만, 실상은30년이상의 차이가 있다고 저는 느낍니다. 그리고 물가를 봤을때, 태국인들은 우리보다 살아가는 게 더 팍팍할 수 있습니다.
우리부모님들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왔듯이 지금의 태국이 제겐 그렇게 보입니다.
우리부모님이 가난했다고 무시당하면 무척 가슴이 아플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태국인들이 가난하다고 무시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따뜻한 마음. 태국과 태국인들의 문화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
저는 태국에서 즐기기 위한 여행자는 반드시 이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월말 치앙마이를 갑니다. 거의 1년 반만의 태국입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고도 계속 철이 드는지, 이번 태국여행을 준비하면서, 정말 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새삼감사의 마음을 느낍니다.
월요일 오전회의를 끝내고 특별한일이 없어 주절주절 적다보니, 엄청 길어졌습니다.
점심 식사 잘하시고, 좋은 한 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