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했어요 :D 이제 시작되는 리얼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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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했어요 :D 이제 시작되는 리얼라이프!

케이토 29 635
안녕하세요, 케이토입니다.

이 나이에 졸업이라는 단어를 쓰니 애매하지만 (...) 트레이닝 막날을 Graduation day라고 부르고 있으니,
저도 그냥 졸업이려니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지난주 수요일에 8주간의 트레이닝이 끝나는 졸업식 (윙데이!)이
있었고 저희 배치만 유독 오프없이 바로 옵저베이션플라잇 (견습비행?) 에 투입되는 피곤함을 과시해주어서...
목요일 새벽에 바로 오만의 무스카트 찍고 오는 비행, 금요일에는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19시간의 짧은
레이오버 비행을 가서 토요일 밤에 베이스인 도하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기절 ㅋㅋㅋ 온몸이 다 쑤시네요 ㅋㅋㅋ
이런 하나도 우아하지 않은 근육통과 함께 이틀간의 오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솔로플라잇이 시작되는데...저희 회사가 엄청나게 독립심을 키워주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120개국에서 온 동료들과의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강조하는지라, 둘이 쓰는 커다란
아파트도 왠만하면 다른 국적의 크루와 배정해주고, 비행 또한 다양한 국적의 크루들을 만날 수 있도록
비행때마다 팀이 바뀌는데...이게 좋다면 좋을 수도 있는데;;; 지금 막 비행을 시작한 저에겐 부담작렬이네요;;;
옵저버때야 못해도 못하나보다- 해주는데 솔로비행 시작하면 그런건 또 용납이 안되고 그야말로 리얼리티라...
다른 항공사는 OJT라고 해서 인스트럭터 붙어서 몇주 혹은 몇달동안 같이 비행하면서 가르쳐 준다는데,
저희 회사는 두번 케어해주고 바로 절벽으로 밀어버리는 대범함을 보여주네요... 살려주세요 OTL
근데 뭐, 니가 나를 절벽에서 밀어봐라 내가 우나, 더 강해지지 ㅋㅋㅋㅋ 이런 마인드라 사실 괜찮아요 :D
음...걱정이라면, 같이 비행하게 되는 크루들이 매번 바껴서 일을 배워도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
익숙해 질때까지 정말 있는 센스 없는 센스 발휘해줘야 할 것 같아요. 트레이닝 기간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비행 시작하면 그런 긴장감하고는 안녕 할줄 알았더니 또 다른 날들이 시작되네요. 지루할 틈이 없어요 :)

내일 밤에 도하에서 출발해서 무스카트,도하,쿠웨이트,도하- 더블섹터라고 불리우는 마의 코스를
가는데 저, 살아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OTL 도하에서 출발해서 무스캇에서 한시간 있다가 다시
도하로 돌아와서 두시간 있다가 쿠웨이트 갔다가 다시 도하로 돌아오는? (...) 무슨 이런?!!! 셔틀버스?
그리고 나서 하루 쉬고 4월 5일과 6일에는 바르셀로나에 갑니다. 6일은 심지어 제 생일인데 ㅋㅋㅋ
생일의 반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게 생겨서 행복하네요 ㅋㅋㅋㅋㅋ 그 좋아하는 비행기 생일이라고
안태워 줄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ㅋㅋㅋ 생전 처음 보는 크루들과 생전 처음 가는 곳에서 생일을 보내게
될거라 생각하니 뭔가 이게 진짠가 싶기도 하고 저 요새 사는게 현실감이 없다는 느낌마저 받고 있답니다.

두달간의 트레이닝과 두번의 견습비행을 마치고 느낀 점은-
인생에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 행복하다는 점과, 사람이 정말 꽃보다 아름답구나- 라는 점입니다 :)
먼저 비행을 시작한 동료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사람 때문에 웃고 운다고, 전세계 어디라도
갈 수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건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와닿을 거라고 하더니, 그 말이 딱이었어요.
저는 아직도 더 쓸 행운이 남아있는지, 두 번의 옵저베이션 비행 모두 친절하고 상냥한 크루들을 만나서,
피곤한 것도 모르고 엄청 웃다가 왔거든요 :) 개인적으로 비행기주방(갤리)일에 관심이 많아서 계속 들여다보고
궁금해 했더니 태국인 크루가 손 붙잡고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데 그것마저 저한테는 감동이었어요.
예쁘고 친절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고 했더니 다들 웃더라구요 ㅋㅋㅋㅋ
같이 일하는 동료도 동료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혹은 여행을 떠나는 승객들을 만나는 것도 그 설레임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서 비록 일하는 중이지만 제가 여행하는 것 처럼 설레기까지 하니,
아마 저는 이 직업이 잘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 저보다 먼저 비행 시작한 동생이,
"좋은 동료들이랑 일하는 것도 좋지만, 승객들이 너무 예뻐서 이 일이 즐겁다." 고 했는데-
트레이닝 막바지였을때는 그 말이 이해가 안가다가 두번의 비행을 마치고 나니, 아- 이거구나, 싶었달까,
어떻게 표현을 해야될지는 모르겠는데...전해져 오는 설레임, 정말 저는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백만불짜리 미소를 지어주는 모습들...고맙다는 말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가 않아서 일까요.
앞으로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거고 힘들날도 분명히 있을거고, 눈물을 쏟기도 하겠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처음부터 이렇다면, 막연하게나마 전 괜찮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봅니다.
여행을 떠나거나 집으로 돌아갈때, 승무원들에게 많이 웃어주세요, 아마 엄청 힘낼거예요, 저처럼 :D
제가 원래 그런 성격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앞에서 웃어주니 같이 웃게 되더라는 ㅋㅋㅋ



아하하,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고-
이제서야 저, 졸업했어요! :D :D :D




p.s_
블로그는 꾸준히 업뎃하려고 노력중인데 여기 인터넷 상황이 영 별로라, 소식 전하기가 영 힘드네용 ㅠㅜ






29 Comments
세일러 2013.04.01 23:46  
콩그레추레이션~스
선임이지만 나이로 후배일 한국인 크루 찾아서 내 얘기 하세요~ (그녀석 이름은 기억하시져? 근데 그넘이 내 태사랑 닉을 모를테니, "로비스트" 정신적 지주라고 하면 알겁니다~)
그 항공사에 이런 인연인데, 정작 한번도 타본적이 없다니!
케이토 2013.04.02 06:44  
고맙습니다 ㅋㅋㅋ
그 항공사에 이런 인연이시니?! 쿠왈라룸프르-푸켓 구간을 추천해드립니다 ㅋㅋㅋ
제가 휴가 갈때 쿠왈라룸푸르-푸켓-방콕 찍고 서울 갈까 생각중이라서 ㅋㅋㅋㅋ
근데 말씀하셨던 그 분을 찾으려면 아마 몇년 걸릴것 같아요 OTL
저희가 비행때도 같은 국적을 잘 안주는지라 매번 크루 리스트를 확인하는데...
내일 비행은 저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한국사람이네요 (...) 만나면 꼭! 어필 할게요 :D
핫산왕자 2013.04.02 00:00  
축하드려요 케이토님^^*

이젠 견습딱지 떼고  폼나는 스튜어디스가 되셨구만요~ㅎ
케이토 2013.04.02 06:47  
생각했던 것 보다 엄청난 노동량에 두번 비행하고 기절해버렸지만...
완전 재밌는거 있죠 ㅋㅋㅋㅋㅋ 고맙습니다 :D
공심채 2013.04.02 00:28  
졸업 축하합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은 언제쯤이나 타실려나요.. ^^
케이토 2013.04.02 06:58  
한국으로 들어가는건...지금 당장도 탈 수는 있는데 문제는...
한국으로 휴가가 아닌 duty로 가려면 인천공항에서 승무원등록증을 받아야 한다고 하네요;;;
그게 회사에서 신청해주는게 아니고 본인이 직접 해야하는데다가,
저희가 첫휴가가 입사 6개월 이후부터인지라- 아마 여름이후에나 가능할것 같아요 :)
harbor 2013.04.02 00:52  
캐빈크루가되셨군요 축하합니다.
케이토 2013.04.02 06:58  
넵 이제서야 트레이니 딱지를 떼고...ㅎㅎㅎ 고맙습니다 :)
sarnia 2013.04.02 04:13  
^^ take her to sky, kate!
Let's stretch all her wings^^

happy birthday.
케이토 2013.04.02 07:25  
아하하- thank you so much! finally, Spread my wings!
...라고 써놓고 보니, Queen 노래를 들어야겠어요. :D
spread your wings and fly away~
고구마 2013.04.02 08:37  
자신이 원하는 일을 드디어 해내고 그일을 해나가는 모습은
이렇게나 옆에서 보기에도 힘차고 밝고 에너지가 느껴지네요.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정말 매력적인가봐요.
저희 친척중에서도  육아로 인해 승무원 그만둘때
(아직 아이들은 어린데 양가 어머님이 도와주시기에도 사정이 허락치않고, 먼거리 스케쥴 잡히면 며칠씩 집에 못들어오니...) 정말 정말 많이 아쉬워했다고 전해들었어요.

또 한사람도 정말 오래기간 꾸준히 외국어 연마하고 학원도 다니면서
승무원직에 도전했는데 참 아슬아슬하게 고배를 마셔서
지금은 다른 직종에 열심히 종사하고 있어요.

하여튼 케이토님 , 어떤 직업인가는 두번째 문제고,  자기가 진심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그 자체가 정말 부럽습니다.  종종 그 낮선곳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카타르는 제겐 정말 먼 곳이네요. ^^
케이토 2013.04.20 20:26  
눈 깜짝할 사이에 이번 달도 반이상 지나버렸네요, 고구마님 잘지내시죠?
승무원들 중에 유독 일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서, 친척분께서도 아마 그런 마음이셨을거예요.
그냥 그만두기엔 이 일은 너무 즐겁거든요. :) 저는 이제 시작이지만, 언젠가 그만둬야 할 날이
오면 아주 많이 아쉬워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더 즐기려고 하고 있어요-
카타르 생활, 외롭고 삭막하지만 이 곳에만 있는게 아니라서 오늘도 버티고 삽니다, 아자아자~ >.<
어라연 2013.04.02 11:09  
헐~

드디어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시군아..하고 눈팅으로서 흐뭇하게 읽고 있는데..


저랑 생일이 같으시네요..^^

저도 새로운 곳에서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려고 준비중인데..

다들 힘냅시다욧~~~!!....^^
케이토 2013.04.20 20:27  
아하하 생일 잘 보내셨어요? 저랑 같은 날 생일이시라니, 영광입니다 ㅋㅋㅋ
어라연님의 새로운 생활에도 즐거운 일들이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화잇티잉~~
제리양 2013.04.02 13:50  
새로운 용어에 눈이 휘둥드레~@@
승무원이 되신거라는 것만 알겠다능~!!ㅎㅎ
정말 축하드려요~^^

제 짧은 기럭기와 반대로 제 외가쪽과 친가쪽에 각각 대한항공과 아샤나 승무원을 하는 고모와 친척동생이 있는데요~둘 다 자기의 일에 애착이 강하더라구요.
그런걸로 보아 승무원이란 직업이 많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전 하고 싶어도 신체조건 미달에 모든 조건이 미달이여서...-_-ㅋㅋ

암튼 많이 축하드리고요~항상 건강+행복하세요~^^
케이토 2013.04.20 20:28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써지는 말들이라 저도 모르게 으아. ㅋㅋㅋ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아직 비행 시작한지 3주 밖에 안된 병아리지만-
벌써부터 애착이 생기고 있어요. 아마 그 매력에 빠져 나오기가 힘들것 같은 느낌?
제리양님 잘 지내고 계시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
곰돌이 2013.04.02 19:27  
동북아,  동남아 쪽으론 안오시나요 ? ^^*


비행기에서 케이토님을 만나면,  반가와 할 분들이 많을 듯 한데요...^^
케이토 2013.04.20 20:29  
동북아 동남아는 스케쥴 신청할때 리퀘스트 했는데 유럽만 신나게 받았네요 ㅜㅠ
그래서 다음달에 일본이랑 베트남 신청했어요! 제발 나왔으면 좋겠는데...행운을 빌어주세요.
도하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시면 제가 있을 확률이...쪼꼼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동쪽마녀 2013.04.02 22:00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느끼신 것은
케이토님이 꽃보다 아름답기 때문이예요.
정말 슬프게도 꽃보다 아름답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세상인가요.
근데 비행일정이 정말 살인적이군요.
셔틀버스란 표현이 딱이예요.
살아돌아오셔서 이런저런 얘기 계속 올리시도록 기도해드릴게요.^^
우리 케이토님 파이팅입니다!!
케이토 2013.04.20 20:31  
동쪽마녀님과의 커피타임이 그리워지는 접니다. 잘지내고 계시죠?
늘 예쁘게 봐주셔서 무한영광인거 알랑가몰라~ 아핫.
그러고보니 오늘도 더블섹터 비행 마치고 와서 태사랑에 들렀네요;
뭐랄까 몸이 피곤한데 마음이 즐거우니 피곤한 것도 모르겠어요 ㅎㅎ
여름에 서울에서 만나주세요 :D 얼음동동 띄운 아이스아메리카노 함께해요!
동쪽마녀 2013.04.20 21:05  
무조건 콜콜!!
이쁜 케이토님 귀국하시면 드시고 싶은 것 생각해두세요!
여름이 어여 오면 좋겠어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건강조심이예요, 케이토님!!
냥냥 2013.04.04 01:45  
축하해요♥
즐건  비행소녀?  되길빌어요^^
케이토 2013.04.20 20:31  
고맙습니다! 엄청 즐기고 있어요, 럭키 미! 이힛힛.
빅토스 2013.04.04 21:48  
운좋게 다시 카타르 항공을 탄다면 아마도 케이토님이 있을가 기대할거고 혹시 보게 된다면 인사할게요.
케이토 2013.04.20 20:33  
유럽 가실때 꼭 이용해주세요 ㅎㅎㅎ
회사가 절 이뻐라 하는지 한달 비행의 반을 유럽에 보내주네요.
한번도 안가본거 어찌 알고 그러는지, 고마워 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후후.
언젠가 꼭 하늘에서 뵈어용!
세븐 2013.04.04 23:19  
진심으로 축하 드려요!
케이토 2013.04.20 21:30  
우왕 고맙습니다 +ㅁ+
무한지대 2013.04.21 18:23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케이토님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 하실겁니다.
언젠가 비행기내든 어디든 한번 뵙기를 기원하면서,,,
케이토 2013.05.09 07:17  
앗 늦은 댓글이지만- 고맙습니다 :)
도하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라면 낮은 확률로 제가 있을 예정이예요 ㅋㅋㅋ
언젠가 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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